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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nomad for no mad</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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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도미의 꿈 by xi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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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nguage>ko</language>
		<pubDate>Sat, 13 Mar 2010 15:45:0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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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nomad for no mad</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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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도미의 꿈 by xi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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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런던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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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11월 20일 아침 7시 20분쯤? 히드로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그 시간이 된 것 같다.&lt;div&gt;그렇게 여행을 다니고 돌아다녔어도 유럽에 온 적은 없었다.&lt;/div&gt;&lt;div&gt;몇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나중에 가도 유럽은 거의 그대로일 것만 같아서였다.&lt;/div&gt;&lt;div&gt;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할 때 나는 인간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 적이 있었다.&lt;/div&gt;&lt;div&gt;배낭여행을 유럽으로 가는 인간과 아시아로 가는 인간.&lt;/div&gt;&lt;div&gt;이 둘은 묘하게 차이가 분명했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오래되고 더러우면서도 꼰꼰한 자존심 같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lt;/div&gt;&lt;div&gt;막상 와보니 디자인들도 근사하고... 멋지다.&lt;/div&gt;&lt;div&gt;해리포터가 살 것 같은 건물에 맥도날드가 들어서 있는 것에 놀랐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애거서 크리스티 여왕님의, 패딩턴발 4시 50분의 주요무대&lt;/div&gt;&lt;div&gt;패딩턴 역으로 가는 공항 기차였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나한테는 방학이지만 이 사람들한테는 평일 출근시간.&lt;/div&gt;&lt;div&gt;옆자리에 정작을 말쑥하게 입은 남자가 신문을 펴 든다.&lt;/div&gt;&lt;div&gt;힐끗 보니 &quot;사회복지사가 어린이들을 성추행했다&quot;는 헤드라인.&lt;/div&gt;&lt;div&gt;런던에 도착하기 전날 본 한국의 뉴스는&lt;/div&gt;&lt;div&gt;&quot;학습지 교사가 어린이들을 성추행&quot;이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영국의 신자유주의는 &quot;복지병&quot;으로 시작되었고,&lt;/div&gt;&lt;div&gt;한국의 신자유주의는 &quot;교육열병&quot;으로 시작되지 않았던가.&lt;/div&gt;&lt;div&gt;거의 똑같은 날 어린이 성추행이라는 사건이 &lt;/div&gt;&lt;div&gt;각 나라에서 &quot;누구에 의해&quot; 일어났는가가 묘하게 겹치면서&lt;/div&gt;&lt;div&gt;쓴 웃음이 났다.&lt;/div&gt;&lt;div&gt;   - 2009년 11월 20일 생각&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2009년 11월 22일 &lt;/div&gt;&lt;div&gt;일요일 옥스포드 가는 버스 안에서.&lt;/div&gt;&lt;div&gt;공짜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ㅎㅎ&lt;/div&gt;&lt;div&gt;&lt;br&gt;&lt;/div&gt;</description>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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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22 Nov 2009 19:30:2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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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벌써, 아직 그리고 여전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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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이곳에 와서 꽤 많이 들은 말이 있다면 &quot;벌써&quot;이다.&lt;BR&gt;도착하기 전에 집을 계약한 것도,&lt;BR&gt;수도사무소에 전화해서 수도요금청구서를 미리 내이름으로 해둔 것도,&lt;BR&gt;전기도 역시 내이름으로 다 바꾼 것도,&lt;BR&gt;자동차를 미리 사둔 것도&lt;BR&gt;믿을만함 보험 에이전트를 찾아둔 것도,&lt;BR&gt;수업에 들어가 첫 시간부터 나부랑 대기 시작한 것도,&lt;BR&gt;다른 학과에 있는 특강 찾아서 다니는 것도,&lt;BR&gt;영화관 찾아내서 혼자 영화보러 간 것도...&lt;BR&gt;모두다 &#039;벌써&#039;이다.&lt;BR&gt;&lt;BR&gt;그러나 &#039;아직&#039; 하지 못한 일들도 태산이다.&lt;BR&gt;3주전에 주문한 침대는 &#039;아직&#039; 도착하지 않아서&lt;BR&gt;아직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고,&lt;BR&gt;책장을 사지 못해서 책들은 아직 방에 널부러져 있다.&lt;BR&gt;소파와 TV도 아직 사지 못해&lt;BR&gt;거실은 황량하기 그지 없고&lt;BR&gt;서울에서 가져온 짐을 아직 다 풀지도 못하였다.&lt;BR&gt;그리고 서울에서 붙인 짐 2박스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lt;BR&gt;추수 감사절이나 되어야 집 꼴이 사람 사는 집 꼴이 될까.&lt;BR&gt;&lt;BR&gt;화상 채팅으로 집 구경을 하신 아버지 말씀따나,&lt;BR&gt;이 집은 게으른 자들이 살기 좋은 구조이다.&lt;BR&gt;식기 세척기와 건조기만으로도 게으를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lt;BR&gt;이건 &#039;여전히&#039;이다.&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description>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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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21 Sep 2009 11:24:1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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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월 19일 샴페인 첫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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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새벽에 도착한 철원.&lt;div&gt;아침에 일어나 마저 짐을 다 싸고, 군청으로 향했다.&lt;/div&gt;&lt;div&gt;자동차를 아버지 소유로 돌리고 보험도 아버지 이름으로 바꾸었다.&lt;/div&gt;&lt;div&gt;서울로 올라가 마저 짐을 옮기고 영월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공항으로 갔다.&lt;br&gt;&lt;/div&gt;&lt;div&gt;누나들이 틈을 내어 마중 나와주었다.&lt;/div&gt;&lt;div&gt;32킬로씩 2개까지 무료로 수하물을 실을 수 있었는데, 이민가방이 너무 무거워 초과되진 않을까 걱정했다.&lt;/div&gt;&lt;div&gt;저울로 재지 않았는데 어쩜 잰 것마냥.. 63.1kg 이 나왔는지..&lt;/div&gt;&lt;div&gt;노트북 가방과 기내용 캐리어 등 손에도 짐이 한 보따리이다.&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간단한 작별인사를 하고 inspection으로 들어가는데&lt;/div&gt;&lt;div&gt;엄마와 누나가 유리벽 밖으로 쭈그리고 앉아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물끄러미 보고 있다.&lt;/div&gt;&lt;div&gt;뭔가 뭉클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라운지에 들어가 간단히 샤워를 했다.&lt;/div&gt;&lt;div&gt;짐 옮기느냐 땀도 적잖이 흘렸고 13시간동안 비행기 안에 있으면 계속 끔끔할 거니깐,&lt;/div&gt;&lt;div&gt;장거리 비행 앞두고 공항에서 샤워하는 것은 꽤 좋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시카고 공항에 도착했는데, 입국직원 재수는 여전히 없나보다.&lt;/div&gt;&lt;div&gt;남들 5명 처리할 때 2명 처리 할까말까하는 느려 터진 사람.&lt;/div&gt;&lt;div&gt;엄청난 짐들 겨우 찾아 나오는데 세관원이 엑스레이 다시 통과해보래서&lt;/div&gt;&lt;div&gt;그 짐들을 다시 카트에서 다 꺼내 옮기고 다시 실었다.&lt;/div&gt;&lt;div&gt;무거운 짐들 때문에 몸에선 땀이 비오듯 흐른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운좋게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인터넷 게시판으로 구한 라이드 해주는 분이 왔다.&lt;/div&gt;&lt;div&gt;시카고에 볼일 있어 나왔다가 기름값도 아낄 요량으로 하신 거란다.&lt;/div&gt;&lt;div&gt;이것저것 이야기 나누다, 알고보니 우리누나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 딸이고,&lt;/div&gt;&lt;div&gt;우리 고모네 피아노 학원도 다녔고&lt;/div&gt;&lt;div&gt;나랑 초등학교 때 학년은 달랐지만 같은 시공간에서 학교를 다녔다.&lt;/div&gt;&lt;div&gt;이런 우연이.. 서울 사람도 아니고 철원 사람이 말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오는 도중에 배도 고프고 카페인 충전도 할 겸 hihop인가? 그런 레스토랑에 들렸다.&lt;/div&gt;&lt;div&gt;시차 적응에 방해될까 디카페인 커피로 마셨고,&lt;/div&gt;&lt;div&gt;나는 그냥 딸기 팬케익을 먹었는데... 도착해서 &#039;정말 미국이구나&#039; 하는 느낌이 들었다.&lt;/div&gt;&lt;div&gt;엄청난 시럽과 생크림 그리고 양 자체가 그냥 미국이다.&lt;/div&gt;&lt;div&gt;절반 정도 겨우 먹고 나와서 샴페인에 도착하니 밤 10시 40분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윤정네 집에 짐을 부리고 윤정네 집 뒷편에 살고 있는&lt;/div&gt;&lt;div&gt;나와 같은 나이의 컴퓨터 공학하는 친구의 집 거실에서 하룻밤 묵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토네이도가 지나간다고 해서 그런지 비가 무섭게 내리쳐 잠에서 깨어,&lt;/div&gt;&lt;div&gt;지금껏 이렇게 깨어있다.&lt;/div&gt;&lt;div&gt;빨리 시차 적응 했으면 좋겠는데....&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아침 7시 50분.&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ps. 아버지는 날 보내 놓고 하루 종일 통곡을 하시다가 주무시고 일어나셔도 눈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신다. 훈련소 보낼 때도 그랬는데... 엄마는 옆에서 웃기만 하시고.&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description>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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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0 Aug 2009 21:47:4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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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39;감사합니다&#039;와 &#039;미안합니다&#039;의 탄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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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그냥 며칠 동안 이것이 계속 머리에서 맴 돌아,&lt;BR&gt;막히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를 지나며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lt;BR&gt;그래서 비약이 좀 많긴 하지만, 논리틀 자체가 많이 틀린 것 같진 않은 것 같다...&lt;BR&gt;--------------------------------------------------------------------------------------------------&lt;BR&gt;&lt;BR&gt;&lt;BR&gt;&lt;STRONG&gt;&amp;nbsp;1. 전근대/근대 부모와 ‘근대적 개인’&lt;/STRONG&gt;&lt;BR&gt;&amp;nbsp;몇 년 전 대안 학교와 청소년 문제를 두고 토론하는 자리에서 화두로 나온 것은 청소년들의 ‘외로움’과 ‘불안함’이었다. ‘외로움’에 대하여 서동진 교수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전근대 부모와 근대의 부모를 나누며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외로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지적이었다. 그는 전근대 부모는 자식과 자신을 동일한 주체로 상정하고 존재론적으로 자신과 자식을 타인 혹은 개인으로 나누지 않지만, 근대적 부모 특히 이른바 386 세대의 부모들은 자신과 자식을 뚜렷하게 ‘개인’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근대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식 -서동진 교수 자신을 포함하여-들은 ‘개 패듯’ 맞기도 하면서 “우리 부모는 나를 왜 이렇게 때릴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이 존재론적 불안과 외로움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반면 ‘아이는 절대로 때려서는 안 되는 것’이 머릿속에 상정되어 있는 근대적 부모의 기저에는 ‘타인의 몸’이라는 것이 가정되어 있고, 자신이 더 이상 행복해지지 못하면 그 부부 관계가 (그 이전보다는 훨씬 더) 깨지기 쉬우며, 자식이 ‘투자 대상’인지 아닌지를 끊임없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근대적 부모의 자녀들은 이와 반대로 존재론적 불안이 점점 증폭된다는 것이다.&lt;/P&gt;
&lt;P&gt;&amp;nbsp;얼마 전 한 예술전용 영화관에서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을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중학교 1-2학년즈음으로 보이는 형제가 화장실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영화가 어떤 부분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목소리에는 ‘지루함’이 가득했다. 이른바 ‘성장영화’라는 영화들은 사실 성장기 청소년들에게는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어른들에게는 자신들이 지나온 과거에 대한 기억을 복원해내면서 그것이 오버랩되기도 하고, ‘신기하고도 재미난’ 어린 친구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면,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는 어쩌면 ‘다른 버전의 위인전’처럼 느낄 수도 있고, ‘복원’의 재미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 ‘지루함’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나오려던 찰라, 문 앞에서는 그들의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례를 무릅쓰고 표현하자면) 그 어머니는 “나는 경제적으로는 도시 중산층까지는 아니지만 풍부한 문화 자본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원하면 대안학교에 보내도, 사회가 원하는 경쟁 구도에 들어가지 않아도 저는 환영인 ‘개방적 어머니’에요”라고 말하는 분위기가 풍겼다. 솔직히 “전교조 선생님은 아닐까?”하는 의심도 했다. 하여간 그 어머니는 인자한 미소로 아이들에게 “영화 재미있었니?”라고 묻는다. 아이들은 무기력한 목소리로 “네에...”라고 길게 대답을 한다. 그러자 어머니는 “그랬으면 ‘감사합니다’라고 해야지”라고 하자 아이들은 “감사합니다...”하고 길게 대답한다. &lt;BR&gt;&amp;nbsp;두어 달 전 나는 시골집에서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던 중 아버지께 혼이 났다. 숟가락을 내려놓으면서 “잘 먹었습니다”라고 한 게 화근이었다. 아버지는 “너가 오는 날 특별히 반찬을 더 만들고 신경을 쓴 밥상은 너에게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해서 ‘부모 자식 간의 식탁’을 ‘식당의 식탁’처럼 만드느냐”고 벌컥 화를 낸 것이다. 아버지는 계속해서 그 말이 거슬렸다고 한다. &lt;BR&gt;&amp;nbsp;생각해보니 나의 부모는 나에게 한 번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요구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왜 그 엄마는 영화 한 편 보여주고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강요 비슷하게 했던 것일까? 이것은 자식과 자신이 하나라고 생각한 전근대적 부모와 자식과 자신이 어떠한 지점에서 완연하게 분리된 ‘개인’이 되어버린 근대적 부모 사이의 간극은 아닐까?&lt;/P&gt;
&lt;P&gt;&lt;BR&gt;&lt;STRONG&gt;2. 전근대/근대 사회의 ‘일상적 관계’에 대한 상상 혹은 가정.&lt;/STRONG&gt;&lt;BR&gt;&amp;nbsp;전근대의 장소와 공간 그리고 관계를 생각해본다. 자신이 실질적으로 거주하는 장소place와 영향을 주고받는 공간space가 거의 일치하던 시절에서, 관계라는 것은 ‘장기적’이며 ‘호혜’를 바탕으로 한다. 익명의 개인과 장소/공간은 존재하지 않으며, 혈연이든 지연이든 모든 관계들이 몇 가지의 범주로 수렴되는 장기적 관계에서 일상의 대화라는 것은 ‘고마움’과 ‘미안함’을 특별히 즉각적으로 상대에게 평가appreciate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타인이 평가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공동체 유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lt;BR&gt;&amp;nbsp;아프리카의 한 부족에서 오랫동안 현지 조사를 한, 한 백인 인류학자는 현지 조사를 마치며 ‘고마움’의 표시로 부족민들에게 소를 잡아 큰 잔치를 열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소 중에서 가장 큰 소를 구해 대접을 하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구한 소를 보여주면서 “굉장히 크지 않냐?”고 신나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 큰 소를 보면서 “난 태어나서 저렇게 왜소하고 볼품없는 소는 처음 본다.”라며 콧방귀를 끼었단다. 그는 자신이 노력을 한 것에 대해서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오히려 조롱하는 것을 보고는 깊은 실망감에 빠졌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과 말들이 얼마나 철없는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 부족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족 사회에서 ‘마을 잔치’는 그동안에 있었던 ‘부’를 재분배 하는 과정이다. 상대적으로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 자신의 재화나 음식을 ‘잔치’라는 형식을 통하여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권력과 부의 지나친 불균형을 막아 그 부족과 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의 재분배로서의 ‘마을 잔치’에서는 ‘가진 자’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고 ‘못가진 자’에게도 일정한 ‘권리’를 부여된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가진 자’ 혹은 ‘베푸는 자’가 ‘선심’을 쓰듯 하거나 자신의 ‘베품’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이 어떠한 ‘행동’과 ‘언어’를 기대하게 되면 권력은 더욱 공고화되고 물질을 바탕으로 한 비가시적 폭력이 작동되게 된다. 따라서 ‘마을 잔치’에서 ‘베푸는 자’는 최대한 자신을 낮추게 된다.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소 중에서 고른다고 골라봤지만, 이렇게 볼 품 없는 소를 구할 수밖에 없어서 아쉽다’라는 식으로 말을 해야 하며 ‘겸손’해야 하는데, 그 인류학자는 자신의 노력과 ‘물질’을 과시하며 ‘긍정적 평가’를 기대했다. 따라서 그 부족민들은 자연스럽게 ‘거북함’을 느꼈을 것이다. &lt;BR&gt;&amp;nbsp;다시 말해, 이처럼 장기적 공동체의 관계 특히 ‘이익’이 아니라 호혜와 선물gift로 경제가 운용되는 전근대의 공간에서는 어떠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한 특정한 물질/비물질적 행위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평가appreciate를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물론 어떠한 사람이 그 사회에 지속적으로 위험이 되거나 ‘삐뚤어지는 언행’을 했을 때에는 ‘따돌림’, ‘뒷담화’ 등을 통하여 그것에 대한 평가를 하긴 하지만, 내가 마을 잔치에 볶은 콩을 더 갖고 왔다고 해서, 내가 영화를 한 편 보여주었다고 해서 상대방이 즉각적으로 ‘고맙다’라고 표현하기를 바라는 것은 그 장기적 관계와 공동체를 해치는 오만함이 될 것이다.&lt;/P&gt;
&lt;P&gt;&lt;BR&gt;&lt;STRONG&gt;&amp;nbsp;3. 근대성modernity와 도시성urbanity의 결합된 지점에서 탄생한 ‘감사합니다’와 ‘미안합니다’&lt;/STRONG&gt;&lt;BR&gt;&amp;nbsp;따라서 어떤 면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쓰게 되는 ‘감사합니다’와 ‘미안합니다’는 어떠한 특정한 시공간과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언어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에도 존재해왔던 언어들이 특정한 시공간에서 더욱 빈번하고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하여 그 시대에 대한 일종의 증후적 접근symptom approach로 분석을 해볼 수 있다. 이것은 한동안 유행처럼 번져나갔던 ‘기능주의적 문화 분석’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들은 ‘서구 사회에서 악수가 유행했던 것은 서로가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 상대방에게 신뢰와 안전을 보장하는 행위였다’는 식으로 문화 자체를 굉장히 ‘도구적인 무엇’으로 상정하여 해석하여왔다. 결국 그 문화는 생존 자체에 대한 ‘도구’이며 그 도구들의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문화 분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기능주의적 해석을 넘어, 특정한 언어들이 ‘발견’되고 ‘유용’되는 것을 통하여 그 사회가 그것을 만들어내게 된 기저의 맥락들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lt;BR&gt;&amp;nbsp;이러한 지점에서, ‘감사합니다’와 ‘미안합니다’는 굉장히 즉각적으로 특정 순간과 언행에 대한 평가이고 이것은 어떤 지점에서 장기적 공동체에서 호혜와 선물이 중심이 된 세계와는 이질적인 특성이다. 관계가 장기적 호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어떠한 순간에 자신 또한 ‘그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평가들은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와 익명을 중심으로 한 근대의 시공간에서는 그 관계들은 장기적 호혜 관계가 아닌, 단기적 이익 관계로 변화하게 되고, 이때 벌어질 수 있는 관계의 갈등과 마찰을 가장 유연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바로 이러한 ‘즉각적 평가’ - ‘감사합니다’와 ‘미안합니다’가 될 것이다. &lt;BR&gt;&amp;nbsp;결국 이러한 언어는 거대한 도시들을 만들어낸 근대와 산업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하나의 ‘현상’이 된다. 올림픽 이후 1990년대 한국의 미디어들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감사합니다’와 ‘미안합니다’라는 것에 너무 인색하다며 일상적으로 사용하자는 일종의 문화 계몽운동들을 진행한 바 있다. 서양에서는 길을 걷다 상대방과 부딪혔을 때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고, 작은 배려에도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을 한다며 그러한 ‘따뜻한 공간’으로 도시 공간과 관계들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다시 말해, 압축적 고도 근대화를 겪으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거대 도시라는 이익과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시공간에서 개인들은 시공간이 바뀐 만큼이나 ‘언행’을 바꾸어 내지는 못했고, 그 결과 ‘근대 도시적 언어’가 결여된 곳에서 발생하는 ‘지체’ 현상들로 인하여 사회는 굉장한 몸살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 당시 공중전화를 오래 쓰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이 없어 칼로 살인을 저지른 경우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화계몽운동’이 이뤄질 때즈음 천주교쪽 단체들에서도 ‘내탓이오’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lt;BR&gt;&amp;nbsp;결국 이 두 말은 도시가 없었더라면, 이익 관계가 없었더라면, 익명의 공간이 아니었다면, 단기적 관계가 아니었다면 나타날 수 없었던 도시와 근대가 만들어낸 언어일 것이다. 도시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관계에서 발생하는 ‘마찰의 비용’을 줄이고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이 말 뒤에는, ‘우리는 서로 모르는, 짧은 만남의, 자신의 이해만을 따지는 그런 관계이지요’의 처절한 외로움과 분리된 개인만이 존재하는 아이러니들을 가득 담고서 말이다.&lt;/P&gt;
&lt;P&gt;생각에 도움을 준 문헌들&lt;BR&gt;앤서니 기든스, 현대성과 자아정체성&lt;BR&gt;마르셀 모스, 증여론&lt;BR&gt;스튜어트 홀, 모더니티의 미래&lt;BR&gt;한국문화인류학회,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lt;/P&gt;
&lt;br /&gt;</description>
			<category>Wordplay 2008-2009</category>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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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1 Jun 2009 22:42:4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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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리운 그의 얼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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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div&gt;&lt;br&gt;&lt;/div&gt;&lt;div&gt;최근 몇 년 동안 어린이날이 되면 풀이 죽어 있었다.&lt;/div&gt;&lt;div&gt;1981년 5월 6일은 그가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우리는 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냈다.&lt;/div&gt;&lt;div&gt;전교 &#039;수석&#039;으로 들어 온 녀석은 똘똘하기로는 그지 없었고 품성도 훌륭하였다.&lt;/div&gt;&lt;div&gt;내가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본 컨닝은 중학교 1학년 때 모의고사 기술 마지막 문제였는데, 맨 앞 줄에 있던 그 녀석이 답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같은 독서실에 다니면서 새벽까지 놀았고,&lt;/div&gt;&lt;div&gt;시장에 문닫은 과일 가게에서 몰래 과일을 뽀려 먹은 것도,&lt;/div&gt;&lt;div&gt;700원짜리 진로 소주와 300원짜리 새우깡을 놓고 처음으로 일탈음주를 한 것도 그와 함께 였다.&lt;/div&gt;&lt;div&gt;1996년 내 생일에 친구들과 함께 부모님이 휴가 가신 그 집에서  술을 먹다, &lt;/div&gt;&lt;div&gt;나중에 병뚜껑이 걸려 우리는 모두 그 어머니께 호출 당한 적도 있엇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우리는 같이 고등학교를 춘천으로 가기로 약속했고,&lt;/div&gt;&lt;div&gt;그 친구는 1등답게 1등학교였던 춘천고로,&lt;/div&gt;&lt;div&gt;나는 2등학교였던 사대부고로 갔다.&lt;/div&gt;&lt;div&gt;나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학교와 도시에서 하숙을 하였고,&lt;/div&gt;&lt;div&gt;그는 내 하숙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어머니와 동생과 함께 살게 되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이방의 도시에서 부대끼며 서러워하던 1997년 3월.&lt;/div&gt;&lt;div&gt;그는 또 한 번 아무도 없는 자기네 집으로 나를 불러 내어 이것저것 꺼내고&lt;/div&gt;&lt;div&gt;또 요리를 하여 푸짐하게 밥상을 차려주었다.&lt;/div&gt;&lt;div&gt;메마른 하숙집 밥을 두어 달 가까이 먹고난 후에 본 집의 &#039;밥상&#039; 앞에 난 눈물까지 글썽였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싱그러운 청춘인지라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버티겠다는 각오 비슷한 것들을 얘기했고,&lt;/div&gt;&lt;div&gt;마음을 다잡은 나는 어떻게든 고등학교 생활을 살아보겠다는 다짐 비슷한 것들을 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그후로 학교에 재미도 붙이고 친구들도 생긴 나는 자연스레 그와 뜨문뜨문 만났다.&lt;/div&gt;&lt;div&gt;새벽에 나가 새벽에 들어오는 생활에서 전화 통화 정도로 서로의 안부만 묻곤 했다.&lt;/div&gt;&lt;div&gt;어느 순간부터 그의 통화에서 &#039;공부&#039;얘기는 없어졌고 그 자리는 &#039;당구&#039;가 차지했다.&lt;br&gt;&lt;/div&gt;&lt;div&gt;학교 친구들에 정을 붙였지만 학교와 대입에는 멀어진 것 같았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졸업 후 나는 서울로 상경했고 그는 춘천에 남았다.&lt;/div&gt;&lt;div&gt;간간이 같은과에 간 고교 동창들에게 들리는 소리로는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한다는 이야기.&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종종 통화를 하곤 했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어 만나지는 못하는 사이가 되었고&lt;/div&gt;&lt;div&gt;그는 훌쩍 군대를 가버렸다. 5월의 스승의 날 즈음... &lt;/div&gt;&lt;div&gt;눈이 와서 부대에서 눈 치웠다는 전화 통화가 기억에 남는다.&lt;/div&gt;&lt;div&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군대에 간 그는 부쩍 통화도 자주 오래했지만,&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재밌는 게 너무 많아 잠 잘 시간도 없었던 스물한살의 나는 종종 외면했었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는 제대를 했고 춘천의 어느 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만나서 밥이나 먹자 했지만, 약속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그해, 2003년 9월 11일.&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는 만취한 운전자 차에 치어 저 세상으로 가 버렸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내가 처음 춘천에 발을 들여 놓아 넋을 놓고 있을 때&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나를 일으킨 건 그 친구가 차려 준 밥상이었는데,&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그가 여러가지로 겉돌며 계속해서 회의감이 들 때,&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나는 그에게 따뜻한 밥 한 번 사 주질 못했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5월과 9월. 그 녀석의 생일과 기일이 다가 올 때즈음마다 느끼는 심한 괴로움.&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아직도 난 그가 어디에 묻혀있는지, 혹은 어디에 뿌려져 있는지도 모른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솔직히 알기가 두렵기도 하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아직 전화번호를 지우지 못한 건 그가 이 세상에 없다는 걸 아직도 못내 마음에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인 것 같다.&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영진.&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어느날 새벽 함께 국어 사전에서 서로의  이름을 찾았었지.&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넌 영달이랑 동의어라고 해서 졸지에 영달이 됐지.&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내 이름은 큰소리를 내어 울부짖음이라는 뜻이었지.&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난 참,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네. &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소주는 요즘 1천원이 넘은 것 같더라.&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알고는 있는지...&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span class=&quot;Apple-style-span&quot; style=&quot;font-family: 돋움; line-height: 15px; &quot;&gt;&lt;p style=&quot;clear: both; margin-top: 0px; margin-right: 0px; margin-bottom: 0px; margin-left: 0px; padding-top: 0px; padding-right: 0px; padding-bottom: 0px; padding-left: 0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line-height: 1.3; &quot;&gt;사평역에서 -곽재구&lt;br&gt;&lt;br&gt;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lt;br&gt;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lt;br&gt;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lt;br&gt;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lt;br&gt;그믐처럼 몇은 졸고&lt;br&gt;몇은 감기에 쿨럭이고&lt;br&gt;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lt;br&gt;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lt;br&gt;내면 깊숙히 할 말들은 가득해도&lt;br&gt;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lt;br&gt;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lt;br&gt;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lt;br&gt;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lt;br&gt;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lt;br&gt;침묵해야 한다는 것을&lt;br&gt;모두들 알고 있었다&lt;br&gt;오래 앓은 기침소리와&lt;br&gt;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lt;br&gt;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lt;br&gt;그래 지금은 모두들&lt;br&gt;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lt;br&gt;자정 넘으면&lt;br&gt;낯설음도 뼈 아픔도 다 설원인데&lt;br&gt;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lt;br&gt;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 가는지&lt;br&gt;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lt;br&gt;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lt;br&gt;&lt;/p&gt;&lt;p style=&quot;clear: both; margin-top: 0px; margin-right: 0px; margin-bottom: 0px; margin-left: 0px; padding-top: 0px; padding-right: 0px; padding-bottom: 0px; padding-left: 0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line-height: 1.3; &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clear: both; margin-top: 0px; margin-right: 0px; margin-bottom: 0px; margin-left: 0px; padding-top: 0px; padding-right: 0px; padding-bottom: 0px; padding-left: 0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line-height: 1.3; &quot;&gt;&lt;br&gt;&lt;/p&gt;&lt;p style=&quot;clear: both; margin-top: 0px; margin-right: 0px; margin-bottom: 0px; margin-left: 0px; padding-top: 0px; padding-right: 0px; padding-bottom: 0px; padding-left: 0px; word-break: break-all; width: 400px; line-height: 1.3; &quot;&gt;&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Helvetica&quot;&gt;&lt;img src=&quot;webkit-fake-url://8A64ACDB-45AD-4D9C-A846-62E9B4A66D6E/%EC%95%8C%20%EC%88%98%20%EC%97%86%EC%9D%8C.jpg&quot; alt=&quot;알 수 없음.jpg&quot;&gt;&lt;/p&gt;&lt;/p&gt;&lt;/span&gt;&lt;/p&gt;&lt;/div&gt;</description>
			<category>Wordplay 2008-2009</category>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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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2 May 2009 01:23:0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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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title>
			<link>http://www.getpearl.net/tt/entry/%EC%9A%B0%EB%A6%AC%EA%B0%80-%EA%B2%B0%ED%98%BC%EC%9D%84-%ED%95%A0-%EC%88%98-%EC%9E%88%EC%9D%84%EA%B9%8C</link>
			<description>2007년경에 여성가족부 프로젝트에다가 짧게 쓴 에세이. 
&lt;div&gt;잊고 살다 얼마전 무엇을 검색하다 이 글이 검색되어 깜짝 놀랐다. 
&lt;/div&gt;&lt;div&gt;오랜만에 읽으니 예전 기억도 나고...그냥 남겨둔다.&lt;/div&gt;&lt;div&gt;------------------------------------------------------------------------------------------------&lt;/div&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weight: bold;&quot;&gt; 우리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lt;/span&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weight: bold;&quot;&gt;처참한 어떤 봄날&lt;/span&gt;&lt;/div&gt;&lt;div&gt;대학원 친구들이 모여서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었다. 이야기는 어느덧 연애 이야기를 거쳐 결혼 이야기로 향했다. 한 녀석이 우스갯소리로 인문사회계열 남자 대학원생이 결혼 정보 업체에서 어떤 등급인지 아느냐고 했다. 우리가 그 바닥에서 누구와 비견될 수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하던 중 문제를 던졌던 친구가 답을 던져준다. “배 있는 어부 바로 아래 등급이야. 우리보다 아래 등급은? 배 없는 어부야.”&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배 없는 어부 아래에는 엄청난 청년 실업자와 일용직 노동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고상하게 사회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철학에 대해서 캠퍼스에 앉아 노닥이고는 있지만, 결혼 시장에서 우리만큼 ‘경쟁력’ 없는 존재도 드물다는 사실은 뻔히 알고 있다. 물론 등급에 산정되지 않는 무수한 청년실업자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실업률 통계에서도 구직을 포기한 자들은 아예 빠져버리듯, 이들은 결혼 포기자로 불러도 무방할 듯 싶어, 등급에서 아예 계산을 하지 않게 된다. 물론 부모가 아파트 몇 채를 갖고 있거나 건물을 갖고 있다면 우리를 훨씬 압도할 등급을 갖게 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집이 부유하지 않는 이상 대학원생 특히 그 이름만으로도 거룩한 ‘순수’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있는 학문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이 학점보다도 철저하고 엄격한 결혼 시장의 랭킹에서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weight: bold;&quot;&gt;대학원 - 무덤을 파다 그것도 아주 깊숙이&lt;/span&gt;&lt;/div&gt;&lt;div&gt;언젠가 대학원 진학을 앞둔 친구와 카페에 앉아 머리로 계산기를 두들겨 본 일이 있었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일까?’를 묻는 것이 정말로 사치스럽게까지 느껴지도록 압도하는 블록버스터급의 현실적 난관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친구와의 계산 결과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포함해서 장학금을 받는다 쳐도 대략 1천만 원의 빚이 고스란히 남을 거라는 결과가 나왔다. 4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과 변하지 않는 장학금은 ‘대출’이라는 신개념 미봉책 덕분이다. 더구나 학부 때 받은 학자금 대출까지 포함한다면 1500만원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돈이 못된 귀신이 붙은 것 마냥, 졸업과 동시에 등 뒤에서 따라다니는 계산이 나왔다. 학자금 대출은 게다가 내 통장에 입금도 되기 전에 학교로 바로 송금되니, 정말로 ‘만져보지도 못한 채’ 거대한 빚은 고스란히 남게 된다. 졸업하는 스물아홉의 나이와 동시에 갚아야할 빚에 한숨만 난다. 석사 졸업장이 보장해주는 것은 학원 강사 채용 때 조금 점수를 더 받는 정도밖에 없다는 사실은 뻔히 알고 있으므로.&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스물두 살에 깨우쳐버린 “한번 구멍 난 통장과 카드는 절대로 메울 수 없다”는 진리 하에서, 공부하기 위해 잠시 취업하여 돈을 벌자는 계산을 해봤지만 그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한번 돈맛을 알아버린 상태에서 쉽게 학교로 돌아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취직이 제대로 될 일도 드물겠지만, 그 사이 통장 잔고보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나이 앞에서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그 바닥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늦게 박사 받고 시간강사라도 하여 학교에 있다가 후배들이 교수로 임용되는 순간 그 마저도 관둬야 하는 것은 학교에서 나름 ‘불문율’이 아니었던가. 교수가 되는 것은 말 그대로 천우신조가 아닌 이상에는 불가능한 일인데, 늦복이 터질지는 용하다는 점쟁이와 상담해도 나오지 않는 해답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어쨌든 결론은 저지르고 보자였다. 엄청난 빚을 지고 졸업을 하던 간에 우선은 하고 싶은 공부라도 해보자, 대신 비싼 커피는 학교 커피로 대체하고 가끔 홍대 앞에서 마시는 술도 마트에서 술 사다가 집에서 마시는 것으로 생활 패턴을 바꾸고,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보자였다. 어쨌든 빚은 질 것이지만 그 빚을 최대한 줄이는 것. 하지만 이미 대학원에는 수업이 없는 날에는 닥치는 대로 학원 알바와 번역 알바 등을 전전하며 주 7일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적지 않았다. 덕분에 종종 수업시간에 읽어갈 논문과 제출할 글도 제대로 못 준비한 채 긍긍하는 상황도 있었다. 과외를 하고 오는 날에는 새벽 한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와야 했다. 게다가 얼마 전 연애까지 시작한 그 친구는 연애가 그렇게 비싼 것임을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weight: bold;&quot;&gt;올해 추석 - 암울한 고교 동창 모임&lt;/span&gt;&lt;/div&gt;&lt;div&gt;추석 다음 날.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을 만났다. 군대다 뭐다 해서 한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이 모였다. 근황이 오가는 중, 빈번히 나오는 얘기는 최근 자기네 집이 어떻게 ‘망했는가’였다. 계속 대화가 무르익어가면서 대화는 취직과 결혼으로 귀결된다. 누구는 어디에 취직했다더라, 누구는 공무원 준비만 7년째 한다더라, 공무원 준비하다 부동산 중개인 시험 본다더라, 누구는 취직 준비 하다가 안 되더니만 종교에 ‘녹았다’더라, 누구는 결혼 했다더라 등등. 결혼을 한 아이들은 십중팔구 공무원이거나 정규직이었다. 그 모임에 나온 정규직 친구들은 열한시가 넘어서 끝나는 통에 여자친구와도 위험하다고 하며 한숨을 내 쉬었다(물론 결혼한 친구들은 안 나왔다). 학교 다닐 적, 2000년대가 다가오면 여유롭게 재택근무하면서 가족들끼리 오붓이 산책도 하고 식사도 같이 즐길 줄로만 알았다. 새벽같이 나가 새벽같이 들어오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했었다. 허나 새벽같이 나가 새벽같이 들어오는 것은 여전하거나 혹은 새벽까지 인터넷을 돌아다니기만 한다. 우리 나이 때 아버지는 힘들긴 해도 불안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한 친구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아이엠에프(IMF) 때 친척집의 부도로 보증 선 것이 잘 못 되어 집이 풍비박산이 났었다. 군대를 미루기 위해 사이버 대학에 진학을 하고 짤리지 않을 정도만 공부하면서 고교 졸업 후 지금껏 빚을 메우며 살고 있단다. 집은 어느 정도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남은 건 군대 다녀오는 것. 스물일곱이면 결혼할 거라고 ‘정상적’인 계획을 세웠으나 그는 이제 군대를 가야한다. 스무 살을 통장의 ‘마이너스’로 시작해 지금까지도 ‘0’을 못 만들어 오죽하면 ‘0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부모 돈으로 아르바이트 한 번 안하고 해외 연수며 가족 여행을 다니는 친구와 최근 ‘철이 없어서’ 대판 싸우고 말도 안하며 지낸단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이에 또 다른 친구는 한숨을 받아 쉰다. 중소도시에서 중견 유통 업체를 운영했던 아버지는 끝까지 버티다가 2년 전 최종 부도를 맞았다. 대형 유통 업체들이 중소도시까지 파고들면서 작은 유통회사들은 줄지어 망한 것이었다. 멋있던 집도 날아가고 다섯 식구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올 추석에 식구들이 몇 년 만에 모였단다. 대학도 관두고 부동산 중개사 시험을 보고 있다. 생활비가 부족하면 주말에 간간이 막노동판에 가고 그렇게 번 20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공무원인 여자친구가 있고 결혼도 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쁜 일을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이미 자신은 ‘찌질이’가 되어 있었다며...&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그러다 나온 다른 친구 얘기. 대학 시절 외국에서 죽어라 아르바이트 하며 영어 연수도 끝내고 편입에도 성공해서 대학 졸업장도 괜찮다. 최근 국내 대기업의 유럽 지사의 비정규직 인턴사원으로 뽑혀 갔는데, 숙소는 제공하지만 월급이 120만원이라고 한다. 물 한 병이 2천원인 유럽에서! 더구나 그 친구는 지금까지 그런 인턴만 세 번이나 했다! 그것도 6개월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니...&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weight: bold;&quot;&gt;사는 게 점점 비싸져만 가는데……&lt;/span&gt;&lt;/div&gt;&lt;div&gt;결혼이 사랑의 결실이라는 말은 무덤에 묻혀 백골이 진토된 지도 아주 오래된 것 같다. 이미 결혼 시장에서 한우 등급보다도 더욱더 엄밀하게 ‘레베루’를 매기고 있는 상황에서 결혼은 어느 것보다도 최첨단의 소비가 된 분야이다. 그 사람이 잘 나가는 사람이냐 아니냐는 20대에 결혼을 하느냐 못하냐만 봐도 알 수 있다는 어떤 친구의 말처럼, 사랑이라는 말을 담아내기에도 이미 거북스러운 것이 되어버렸다. 물론 외로운 인간이기에 누구와 살고픈 욕망은 있지만, 그 욕망이 몸 밖으로 나오는 순간 철저히 시장은 등급을 매기기 시작한다. 케이블 텔레비전 어디를 틀어도 24시간 나오는, ‘사랑과 전쟁’의 시대에서 결혼 또한 또 다른 전쟁이고 방어 태세와 전략을 갖춘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간극은 처절하리만큼 벌어지고 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내 주변의 친구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온몸으로 신자유주의의 광풍을 맞으며 붕괴되는 모든 관계와 사회를 만나고 있고, 어느덧 그것이 정신을 쏙 빼놓고 먹튀를 해버린 다음에 너덜너덜해진 ‘젊음’으로 ‘그나마 젊음이 아름답다’고 하는 몹쓸 어른들의 수사에, 제 한몸 추스르기도 버거운 것이 청춘이요 젊음이었나 반문해본다. 2000년대 우울한 젊음의 자화상을 진하게 우려냈던 영화 ‘마이제너레이션’의 광고 카피는 ‘행복은 점점 비싸지는데 우리도 그것을 살 수 있을까?’였다. 행복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살기가 점점 비싸지는데, 정말로 우리는 등어리라도 맞대면서 덜 적적하게 누구랑 살 수 있을지...&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인간이라면 누구나 해야만 했었고 그러는 게 당연했던 결혼.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결혼을 선택이라고 선언했고, 화려한 싱글을 주창했다. 그 사이 결혼은 당위와 선택을 넘어 사치로 진화했다. 아직도 ‘선택’이라는 번지르르한 수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88만원’으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에게 그것이 정말로 선택인지는 모르겠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정말로, 우리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어설픈 룸메이트가 아닌, 아이가 하나라도 있어 반항 때문에 고민할 수 있는, 그런 너무나 고루했고 지루했으며 때로는 남루할지라도 인간이라면 대부분 가질 수 있었던 그 ‘가정’ 말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description>
			<category>Wordplay 2008-2009</category>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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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6 Apr 2009 11:05:0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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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시간 정도 앞두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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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생각해보니 부모의 소원와 바람을 별로 들어 준 적이 없는 것 같다.&lt;div&gt; &lt;/div&gt;&lt;div&gt;단호하게 안된다는 것을&lt;/div&gt;&lt;div&gt;몇 달을 새벽까지 조르고 틈만 나면 졸라서&lt;/div&gt;&lt;div&gt;고등학교를 타지로 훌쩍 떠나 버린 것.&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이과 가서 의사가 되길 바라는 걸 1mm만 내보이기만 해도&lt;/div&gt;&lt;div&gt;자식 앞길 막는다고 되려 화 내면서 문과 가 버린 것.&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대학 원서 쓸 때도 한 마디 없이 그냥 서울로 뚝딱 가서 내고 온 것.&lt;/div&gt;&lt;div&gt;전공도 내 맘대로 정한 것.&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심지어 학부 졸업도 안 가르쳐주어 &lt;/div&gt;&lt;div&gt;자식새끼 대학 졸업식도 제대로 못 간 것.&lt;/div&gt;&lt;div&gt;(나중에 속상해 하는 것 같아 다음 학기 남들 졸업할 때 끼어서 같이 하긴 했다만...)&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그냥 취업하길 바랬는데 한마디 상의 없이 대학원 가버린 것.&lt;/div&gt;&lt;div&gt;그리고 또 그냥 유학 가 버리는 것.&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가끔 상의라는 것도 하긴 했지만&lt;/div&gt;&lt;div&gt;결국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부모님의 소원이 있었다.&lt;/div&gt;&lt;div&gt;우스갯 소리로, &lt;/div&gt;&lt;div&gt;&quot;니 군대 가서 자대 배치 받으면 그 앞에 가서 라면 가게 하면서 2년 놀아야지..&quo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난 그 소박한 소원도 전문연구요원으로 가는 바람에 홀딱 깨 버렸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어느덧 훈련소 간다는 말이 민망한 나이가 되어 버렸고,&lt;/div&gt;&lt;div&gt;그렇기에 누구와 함께 가는 것이 좀더 민망하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열두시간 후면 중고등학교 때도 제대로 해 보지 못한 짧은 머리를 하고&lt;/div&gt;&lt;div&gt;어색하게 사람이라는 걸 잠시 잊어야 하는 무리 안에서&lt;/div&gt;&lt;div&gt;시간 가기만을 기다리며 보내야 한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2년간 부대 앞에서 라면 장사 하면서 아들 잠깐잠깐 보기를 바라는 &lt;/div&gt;&lt;div&gt;부모 소원을 못드리는 대신&lt;/div&gt;&lt;div&gt;내일, 조금 창피하고 민망하고 쑥스럽지만 &lt;/div&gt;&lt;div&gt;부모님과 함께 논산으로 간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들어가며 할 멘트도 생각했다.&lt;/div&gt;&lt;div&gt;&quot;2년은 아니지만, 한 달 바짝 훈련소 앞에서 라면 팔아 좀 두둑히 벌어둬!&quo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추신.&lt;/div&gt;&lt;div&gt;내일 훈련소에 들어갑니다.&lt;/div&gt;&lt;div&gt;다들 한 달 동안 무사하길 바랍니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description>
			<category>Mr. Curiosity</category>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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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9 Feb 2009 01:10:2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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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야만의 두 얼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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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살인자의 현장 검증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대단한 구경거리가 난 것처럼 모여있다. 아직 걸음마도 못 뗀 것 같은 아이를 들쳐 업고 나온 젊은 엄마, 저 멀리서 온 아저씨 등 수 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겨울 논둑 위에 올라 섰고, 모두들 야유와 욕을 보낸다. 인겁을 쓰고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냐며. 도저히 사람이 할 수 없을 거라고 모두들 믿는 그의 잔인함과 야만과 같은 사악함은 둘러 쌓인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것이다. 한일전 축구에서 한국팀이 이기길 바라는 그 마음처럼 다들 &#039;공감&#039;에 접속했다.&lt;div&gt;&lt;br&gt;&lt;/div&gt;&lt;div&gt;살인자의 얼굴을 공개하라고 많은 이들이 나섰다. &#039;법치&#039;와 &#039;질서&#039;를 부르짓는 자칭 보수신문들은 재빨리 이런 기대에 &#039;부흥&#039;해줬고, 나름 의식 있는 언론이라고 자신을 생각하는 언론사도 9시 메인 뉴스에 이러한 사건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동시에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살인자의 사진들을 모아 포토 에세이처럼 뉴스 한 꼭지를 틀어댔다. &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6년전, 처음으로 에버랜드 사파리라는 곳엘 가 보았다. 철장에 갇힌 차 안에서 호랑이와 곰 같은 맹수들을 지켜 보는 것은 어딘지 모를 쾌감이 있었다. &#039;자연&#039; 상태에서 만났다면 내가 끽 소리조차 하지 못했을 짐승들의 곁에 가서 먹이 던져 주는 것도 보고 눈도 마주치는 것은 짜릿했다.  닭장 같은 그 자동차가 나를 보호해 줄 것 같았고, 그 맹수는 이 안에 있는 나를 어찌 할 수 없을 거라 믿으며 나는 그 &#039;안전한 위험&#039;을 즐겼다. 물론 어느 한 켠에서는 도덕적인 무언가가 뒷덜미를 잡는 것 같았다. 모든 동물원이 그러하듯 이 &#039;안전한 위험&#039;을 즐기기 위해 무기력하게 만든 저 동물들과 그것의 삶들에 대해서 &#039;배운놈&#039;으로서 느끼는 일종의 도덕적 죄책감 말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사건 재현 현장의 사람들은 마치 사파리의 버스 속에서의 내가 보았던 내 모습과 같았다.&lt;/div&gt;&lt;div&gt;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들로 둘러 쌓인 살인자는 구경꾼들에게 무기력해진 맹수일 뿐이요, 그렇기에 현장은 &#039;안전한 위험&#039;을 누리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아이가 볼까 두려운 장면임에도 꼬맹이를 데려 온 것도, 한류스타의 촬영장도 아닌데 먼길 새벽밥 먹고 일부러 와서 보는 것도 이것은 &#039;안전한 위험&#039;을 제공하는 구경거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간으로서 &#039;동물원&#039;에 느끼는 일말의 죄책감 없이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쾌락이 존재한다. 100% 순결하고 도덕적인 &#039;나&#039;와 100% 타락한 인겁의 탈을 쓴 &#039;살인마&#039; 사이에는 넘어서지 못할 완벽에 가까운 도덕적 완결이 있고 그것의 절대 격차는 쾌락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언론들은 앞다투어 &#039;법과 질서&#039; 혹은 &#039;공익&#039;이란 이름하에 누구도 인정하지는 않으나 모두다 체험하고 느끼고 있는, &#039;안전한 위험&#039;과 &#039;절대 도덕&#039;의 쾌락을 제공한다. &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왜 사람들은 얼굴을 보고 싶어할까?&lt;/div&gt;&lt;div&gt;그 얼굴을 본다 해도 바뀌는 것은 자신의 쾌락밖에 없다.&lt;/div&gt;&lt;div&gt;&#039;인권의 사치&#039;라고 불리는 &#039;살인마의 인권&#039;을 보호하자는 말을 할 정도로 내가 &#039;인권친화적&#039;이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039;자식을 둘 이나 갖고 있고 그에게도 가족이 존재한다&#039;는 이유로 충분히 그의 얼굴을 공개되어서는 안된다. 특히나 가족 중에 한 사람 &#039;출세&#039;하면 자기 자신이 그 사람인양 생각하는 &#039;개인&#039;이 희미한 사회에서, 그 사람의 얼굴은 술 안주 거리로 몇 분의 &#039;경멸&#039;과 &#039;수다&#039;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되려 자식들에게는 &#039;살인마&#039;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 다니게 될 것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100% 상대가 잘못했고 상대의 부도덕함을 지적할 수 있는 자리는 언제나 즐겁다.&lt;/div&gt;&lt;div&gt;그리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때 그 쾌락은 더욱 배가 된다. 그로 인하여 정작 누구의 삶의 파괴되는지는 무시한다. 그게 평생 &#039;인겁의 탈을 쓴 짐승, 살인마&#039;의 아들로 살아가야하는 그 &#039;낙인&#039;으로 일어나는 삶의 파괴. &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따라서 &#039;안전한 위험&#039;과 절대선의 위치에서 느끼는 &#039;도덕적 쾌락&#039;은 야만의 얼굴들이다. &lt;/div&gt;&lt;div&gt;수갑이 채워진 그 살인자의 얼굴보다, 난 그것을 &#039;구경&#039;하는 그 사람들이 더 무서웠다.&lt;/div&gt;&lt;div&gt;나의 도덕으로 인해서 느껴지는 쾌락. 그게 가장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추신.&lt;/div&gt;&lt;div&gt;1610년 산도발 신부라는 아메리카 대륙의 가톨릭 사제는 유럽의 한 교회 직원에게 편지를 보내 아프리카 흑인을 포획, 수송, 노예화하는 것이 교회 교리에 합당한 것인지를 물었다. 1610년 3월 12일자로 된 루이스 브란다온 수도사의 답장은 산도발 신부에게 이렇게 말한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quot;신부님께서는 그곳으로 보내지는 검둥이들이 합법적으로 포획된 것인지를 알고 싶다고 쓰셨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 저는 신부님께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받으실 필요가 없다고 답변을 드립니다. 이 문제는 리스본에 있는 양심위원회에서 제기된 바 있으며 , 그 위원들은 모두 학식 있고 양심적인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상투메와 카보베르데, 그리고 여기 루안다의 주교님들도 - 모두 학식 있고 덕망 높은 분들이지요 - 아무 문제점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40년 동안이나 살아 왔고 우리 가운데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학식이 높은 신부님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은 한번도 노예무역을 불법으로 보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비롯한 브라질의 신부님들은 양심의 가책 없이 노예를 사서 하나님을 섬기는 데 이용하는 것입니다.&quo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 하위드진, 미국민중사 1권 66-68쪽&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div&gt;</description>
			<category>Wordplay 2008-2009</category>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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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5 Feb 2009 01:56:4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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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 좀 깨워주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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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lt;br&gt;&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했다. 깜깜한 밤에 만난 동네이므로 난 이 동네의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지하철역도 어디인지 모르고 내가 정확히 시내의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며 이 동네가 얼마나 안전한가 혹은 위험한가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또 한 번 고민을 한다. 이 동네에서 산책을 하는 게 괜찮은 일일까?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예전에 누구한테 들은 얘긴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뉴욕에서 유학했던 한 한국인 학생의 이야기가 있다. 이 학생은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할렘가에 집을 구할 수밖에 없었고, 매일 같이 지나다니는 등하교길이 무서웠다고 한다. 밤새 고민한 끝에 그가 결정한 것은 점퍼 속에 손을 넣고 다는 것인데, 바깥으로 권총 모양이 살짝 나도록 했다고 한다. 그렇게 바짝 긴장하며 손을 찔러 넣고 권총 모양을 하고 다닌지 두어달. 등하교길이 나름대로 &#039;안정&#039;이 됐고 또 동네의 룰들을 알게 되었단다. 그러던 그가 처음으로 동네에 있는 상점에 들어가서 손을 내밀려고 하자, 주인 아저씨가 갑자기 두 손을 모두 들었단다. 그도 모르는 사이 그는 동네에서 &#039;권총 들고 혼자 다니는 애&#039;로 소문이 돌았다 한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039;위험&#039;이란 항상 그런 거다. 내가 위험을 인지하여 보이는 행동에 타인 또한 반응하며 결국 서로의 &#039;위험&#039;은 높아져간다. 그래 놓고 이상한 결과가 탄생하면 결국 상대로 이유를 설명한다. 사실, 유스호스텔 주변을 산책하려 했을 때 나도 점퍼에 총 모양으로 손 만들어서 살짝 도드라지게 만들고 걸어 다녀볼까 생각했다. 그러다 제대로 &#039;브로&#039;를 만나면 인생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 마음은 접었다.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나중의 결과는 가장 걱정되는 옵션이기 때문에. 결국 &#039;관찰&#039;을 하기로 했다. &#039;관찰&#039;만큼 훌륭한 무기는 없거니와 또 산책 내내 호주머니에 총모양으로 손을 만들고 있는 것도 힘들 것 같기도 했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관찰을 통하여 동네의 안전 정도를 어떻게 정하지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쉬도 때도 없이 조깅하는 백인들이 생각 났다. &quot;그래 5분동안 세 명 이상이 조깅을 하면 이 동네는 나돌아 다니기 괜찮은 동네일 거야.&quot;라는 판단 기준을 만들었다. 하긴, 무서우신 분들은 밤에 활동을 많이 하시니 이 새벽 같은 아침엔 취침에 곧 들어서 괜찮을 거라 생각도 들었다. 근데 나 너무 겁이 많긴 하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역시 어딜 가든 조깅부터 해대시는 백인들이 쏟아져 나와 주시는 바람에 나돌아 다니기로 했다. 연희동에서 참 이상한 광경을 본 적이 있다. 어떤 백인이 쓰레기차 뒤를 계속 따라가면서 조깅을 하는 것이었다. 길을 바꾸거나 살짝 쉬어 가면 그 &#039;향기&#039;를 안맡아도 되는데, 그 백인은 꿋꿋이 쓰레기차를 따라갔다.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한 블록 걸어 나오니 뭔가 휑했다. 옆에 있는 카페는 휴일이라고 문을 안 열고, 구멍가게 인도 아저씨는 계속 &quot;하와유? 하우즈 유어 할리데이?&quot;라고 물어서 &quot;오~ 땡큐. 그레이트, 하우어바웃유?&quot;라고 대답하자 이 사람 토킹 어바웃에서 작정하고 컨버세이션으로 넘어 가려고 해서 빙긋 웃으며 &quot;해브어 나이스데이&quot;라고 날려주고 도망쳤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그 옆에 문닫힌 서점이 하나 있는데, 이름이 버클리 서점이었다. 깔깔 거리고 있었는데, 앞을 보니 &#039;Berklee College of Music&quot;이라고 써 있는 건물이 있다. 허거덩! 진짜 여기가 &#039;버클리 음대&#039;였구나! 버클리 서점이 아니었구나. 그 주변을 돌아 다니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윤상도, 김동률도 그리고 양파도 이 거리를 지나다녔겠지? 쿠훗.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그냥 어떤 사람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미드에 나오는 스파이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으면서... 이 동네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깐 좀 착하게 생긴 사람이 어디 가나 따라가봤다. 몇 블록을 걸어 가니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로 간다. 모두다 이른 아침이어서 문이 닫혔지만 무슨 가게가 있나 나도 둘러 보다 길을 잃었다. 대충 골목을 돌아 다니다가 길을 찾아내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Hartford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사우스스테이션으로 갔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lt;br&gt;&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인터넷 예매해서 발권을 하려는데 기계가 멈췄다. 아저씨를 불렀다. &quot;애가 워낙 더디니깐 걱정하지 말고 좀 기다려. 얘가 하도 버벅 대서 하루에 몇 번은 리부팅 해줘야해. 네꺼 발권되면 껐다 켜자&quot;라고 해서 하염없이 티켓을 내 주기를 기다렸다. 내 인생에서 티켓을 발권할 날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답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키오스크기는 매가리가 없었다. &#039;프린트 중입니다&#039;로 뜨고나서 5분이 지나서 티켓이 나왔으니 말 다한 거다. 아저씨는 열쇠로 기계를 열어내어 또 부팅을 하기 시작했다. 하긴, 여기는 &#039;미국&#039;이지. 모든 느린.&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버스 타기 전 시간이 두어시간 가까이 남아 샌드위치 런치 박스를 시켰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어떤 말로 말을 하길래 &quot;이탤리언 샌드위치!!!&quot;라고 말했더니 이 언니 또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 거린다. 손가락으로 옆을 가르키길래 봤더니 냉장고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가져 오면 그 언니가 음료수랑 과자칩, 쿠키를 챙겨 주는 시스템이었다. &quot;우후훗 디스이즈 더 퍼스트 타입 포 미 투 오더 어 샌드위치. 소 아이 헤브 노 아이디어~ 쏴리&quot; 언니가 웃는다. 이 언니만 웃는 게 아니다.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이 웃는다. 크게 웃는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샌드위치를 먹으며 김애란의 소설 &quot;침이 고인다&quot;를 읽었다. 김애란의 어떤 삶의 경험이 나와 비슷한 구석이 적잖이 있음을 느낀다. 쓰는 단어와 언어들도 너무도 익숙한 것들이다. 문장 표현도 내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술 먹으면서 했을 법한 기발한 문장들이 많다. 미친 사람처럼 깔깔 대기 시작했다. 샌드위치 직원은 정말로 내가 미친 것을 확인한 듯이 지긋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lt;br&gt;&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버스에 탔는데 잠이 들었다. 한국으로 치면 새벽 4시쯤이었으니 한참 잘 시간이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일어나니 2시간 40분 정도 지나 목적지인 하트포드에 도착했다. 내가 깨자 사람들이 또 웃는다. 옆 줄의 10대 백인 청소년은 &quot;너 술 취했어?&quot;라고 한다. 아... 코 골고 잤구나 ㅠ.ㅠ 시차 적응도 아직 안됐고 유스호스텔에서도 못잤으니... 아 창피하다. 사람들이 내릴 때까지 얼굴을 점퍼에 묻고 다 내릴 때까지 나가지 않았다. 얼굴은 분명 빨개졌을거다.. 좀 깨워주지.&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지은씨 부부가 마중을 나왔다. 지은씨는 교포로 UC Davis에서 문화연구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주제는 한국의 스타벅스. 필드웍을 나왔을 때 알게 되어서 종종 연락을 주고 받았다. 지은씨네 부모님이 계신 코네티컷주의 브리스톨이라는 동네에서 일리노이대에서 인류학 박사과정을 하는 윤정과 다 같이 만나기로 했다. 윤정은 마이애미에서 실컷 놀다 오는 중이었다. 그렇게 CSI를 보고도 라스베가스와 마이애미를 안 무서워하는 거 보면 이 사람들이 용감한 건지 아니면 무모한 건지를 잘 모르겠다.&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lt;br&gt;&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지은씨 부부와 윤정을 픽업하러 공항에 갔다. 내 옆에서 어떤 백인 꼬마 아이가 지 스텝에 꼬여 넘어졌다. 그 옆의 엄마가 일으키면서 나를 쫙 째려보고 훽 가버렸다. 아!!!! I didn&#039;t do that! 이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 왜 저 자식은 내 옆에서 넘어져서... 코네티컷은 백인 동네라 하더니, 공항에서 1시간 동안 기다리는데 흑인 3명, 아시아인 2명을 본게 전부였다. 왜, 립스틱 정글에서 나오는 그 분 -24에서는 잭 바우어의 여자친구이자 국방부 장관의 딸인 &#039;오들희&#039;여사로 나왔다가 립스틱 정글에서는 잡지 편집장으로 나오시는.. 그 분이 사실 태생은 &#039;브룩클린&#039;인데 사람들은 자기를 &#039;코네티컷&#039; 출신으로 안다고 하는 대사가 기억 났다. 중산층 부루조아 백인이 코네티컷인가? 지난 대선에서 이 동네는 누구를 지지했을까가 궁금해졌다.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얕은 언덕에 지어진 큰 집! 나홀로 집에 같은 곳에서 나오는 집 같았다. 근사한 저녁을 먹고 신생아랑 놀다 10시쯤 잠깐 누웠는데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러고는 새벽 5시에 깼다 ㅡ.ㅡ;;&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 &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나 좀 깨워주지....&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자기들끼리만 놀고.&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 min-height: 15.0px&quot;&gt;&lt;br&gt;&lt;/p&gt;
&lt;p style=&quot;margin: 0.0px 0.0px 0.0px 0.0px; font: 12.0px AppleGothic&quot;&gt; 12월 26일 코네티컷 브리스톨.&lt;/p&gt;&lt;div&gt;&lt;span class=&quot;Apple-style-span&quot; style=&quot;font-family: AppleGothic; line-height: normal;&quot;&gt;&lt;br&gt;&lt;/span&gt;&lt;/div&gt;</description>
			<category>만보계와 만보객 2008</category>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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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27 Dec 2008 20:33:5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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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이글과 시리얼로 함께 하는 아침식사.</title>
			<link>http://www.getpearl.net/tt/entry/%EB%B2%A0%EC%9D%B4%EA%B8%80%EA%B3%BC-%EC%8B%9C%EB%A6%AC%EC%96%BC%EB%A1%9C-%ED%95%A8%EA%BB%98-%ED%95%98%EB%8A%94-%EC%95%84%EC%B9%A8%EC%8B%9D%EC%82%AC</link>
			<description>&lt;div&gt; 얼마 전 미쿡 유학을 다녀온 까마득한 선배랑 아침 식사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요즘 나는 아침 식사로 학교 주차장에서 나오면 바로 있는 식당에서 파는 충무 김밥을 먹는다고 했다. 그곳이 아침 10시부터 본격적으로 &#039;밥&#039;을 파는 바람에 나처럼 9시에 출근하는 사람들에게는 선택폭이 우동, 토스트, 공장에서 나온 김밥 그리고 충무 김밥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로 우동은 죽었다가 벌떡 일어나도 못 먹을 거 같고(막상 그것밖에 없으면 먹긴 하겠지만), 토스트는 두어번 시도해봤다가 마아가린으로 떡칠하여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축 늘어진 빵 때문에 먹고나면 뱃속에 회충이나 아이나 무언가 하나 분명 제대로 들어있어서 내몸이 내몸같이 느껴지지 않은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충무김밥이다. 어려서부터 구운 김에 밥 먹는 걸 그리 좋아했으니, 김밥속이 없다해서 탓할 것도 아니고 같이 나오는 오징어가 달달하고 매콤하며 우동 국물과 어울려 먹으면 세 박자가 그나마 아침 식사로 궁합을 맞추는 것 같아서다.&lt;/div&gt;&lt;div&gt; 까마득한 선배는 &#039;베이글&#039;을 주로 먹는다한다. 처음엔 이걸 왜 먹나 싶을 정도로 밋밋하고 뻑뻑한 &#039;빵&#039;이었다. 그 퍽퍽함과 쉬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못함 때문에 계속 씹다보니 베이글 특유의 고소함을 느꼈고, 결국 그 퍽퍽함과 고소함에 빠져 아직 아침 식사로 베이글만한 게 없다했다. 베이글의 고소함을 느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올해 가을즈음부터 난 아침으로 베이글을 먹는 것을 잠정적으로 보류했다. 그 딱딱한 베이글을 이로 베어 물었을 때 그 퍽퍽함은 누가 표현한 것처럼 &#039;순대간 같이 빈틈없는 맛&#039;이었다. 그 조밀함에 빈틈을 만들어 보겠다고 내 이로 여기저기 헤집어 놓는게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또 그렇게 악착같이 씹어서라도 먹어버리고 말겠다는 게 뭔가 아침부터 사냥터에 나가는 산발을 한 사자 마음 같이 느껴져서였다. 그 팍팍함을 헤집고 작은 고소함을 성취하는 게 가뜩이나 팍팍한 삶을 먹는 데까지 느끼고 싶지 않아 베이글을 접기로 한 것이었다. 그 생각을 하고 나니 턱에서도 베이글을 씹을 때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 그러니깐 한 15년도 더 된 이야기일 거다. 엄마는 늘 새벽 5시부터 분주했다. 고등학생인 딸들과 중학생인 막내딸 국민학생이었던 아들래미를 거두어 맥이려면 그 해보다도 먼저 일어나 졸린 눈으로 칼질을 해야했다. 지독시리도 안일어나는 새끼들을 하나 둘 씩 억지로 깨워부쳐서 입에 한 술 넣게 하고 도시락을 싸주는 것이 엄마의 일상이었다. 방학 때에도 역시 &#039;보충수업&#039;과 &#039;자율학습&#039;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었으니 거의 일 년 내내 그 일을 해야했던 것이다. 한 자식 졸업 시켜 내면 무서운 속도로 다른 자식이 고등학생이 되어버렸고, 대추나무에 연걸린 것마냥 줄줄이 걸린 자식들을 보며 앞으로 싸주어야할 도시락에 기가 질렸을 법도 하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를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서 엄마는 예상했던 것보다 3년 먼저 해방되긴 했다.&lt;/div&gt;&lt;div&gt; 그런 엄마가 어느 날 아침부터 &#039;빵&#039;을 먹자고 했다. 하루에 도시락을 6개나 만들고 아침 준비하는 엄마는 제안이 아니라 일종의 통보였고 그 통보에는 어느 하나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코스비 가족도 그렇게 잘 사는 것 같았으니.&lt;/div&gt;&lt;div&gt; 하루는 식빵 하루는 시리얼을 해보고는 엄마는 우리집 식탁에서 식빵과 시리얼을 몰아 냈다. 간단할 줄 알았던 식빵으로 준비한 아침식사는 계란을 둥둥 풀어 식빵에 살짝 묻히고 살짝 익혀내어 설탕을 살살 뿌리는 바람에 시간이 더욱 많이 걸렸다. 대충 재료 넣고 국 한 그릇 끓여내고 밥솥에 취사를 눌러 놓고는 준비해 둔 반찬을 차곡히 내어내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토스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내내 후라이팬 앞에 대기하고 있지 않으면 다 타버렸다. 잠깐이라도 딴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도시락도 싸야 했으니 밥도 하고 빵도 하는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더욱 정신 없어진 아침에 엄마는 다음날 시리얼로 메뉴를 바꾸었다. 우유에 말아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토스트 준비에 후다닥 뛰어 다니지는 않으리라. 그래도 똑같았다. 도시락을 싸야 했으므로.&lt;/div&gt;&lt;div&gt; 엄마는 이틀만에 식빵과 시리얼로 코스비 가족과 같은 아침 식사를 포기해버렸다. 그리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둥 아몬드고추장볶음 등 엄마의 창의적인 요리들이 다시 아침 식사에 컴백했다. 아무도 식빵과 시리얼의 소식은 묻지 않았다.&lt;/div&gt;&lt;div&gt; 얼마 전 엄마한테 물었다. 왜 그때 식빵과 시리얼을 더 밀어 붙이지 않았느냐고. 엄마는 엄마다. 엄마 자신이 점심이 채 되기도 전에 배고파서 못참겠어서란다. 코스비 가족은 점심 먹기 전에 도대체 무엇을 먹을까.&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 엄마 아빠와 아침식사 하는 품을 벗어난지 13년이 되어간다. 그간 나는 아침 식사를 거르고도 점심 때까지 아무렇지 않게 되었으며 베이글과 시리얼로 아침을 먹어도 코스비 가족처럼 점심 때까지 배고프지 않았다. 하지만 가뜩이나 퍽퍽한 인생 더 퍽퍽하게 만들기 싫어 베이글을 포기했고, 대신 빠알간 고추장 양념의 오징어와 우동 국물 그리고 소금간을 한 김과 밥이 종종 아침 식탁에 오른다. 그런다고 퍽퍽해지지 않는 건 아닌데 말이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 2008년  크리스마스날 밤 11시 57분. 보스턴 공항에 도착했다. 누군가 그러했듯 크리스마스를 이틀이나 보내서 그런지 머리카락은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떡칠이 됐고, 돈 아껴보자고 시내 유스호스텔에 침대 하나 빌린 곳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를 타고 주소를 말하자 주인 아저씨가 스페인어로 친구와 통화한다. 영화는 늘 이렇게 시작되지 않던가. 갑자기 무서워졌다. 착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모르는 모든 것이 적대적으로 다가오는 칠흑같은 밤이자 익숙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이다. 전화기를 꺼내 전화거는 척을 했다. 나 또한 그가 모를 한국말로 &#039;택시&#039;를 탔다고, &#039;유스호스텔&#039;에 도착할 거라고 말을 했다. 그 또한 &#039;택시&#039;와 &#039;유스호스텔&#039;은 알아 들었겠지. 그러곤 &#039;씨유순&quot;이라고 아무도 없는 전화기에 외쳤다. 나, 사라지면 갑자기 누군가가 신고 할 거야. 택시 탔다고 신고할 거야라고 알아 들으라는 것처럼. 그렇게 잔뜩 긴장을 하고 유스호스텔에 도착하자 갑자기 그 사람이 그렇게 착하게 보일 수가 없다. 팁을 포함해서 잔돈을 넉넉하게 주었다. 그가 그렇게 고맙다고 한다. 사실 나의 &#039;15분간의 의심&#039;에 대한 사죄. 그것도 돈 몇 불로 치졸하게 하는 사죄이다.&lt;/div&gt;&lt;div&gt; &lt;/div&gt;&lt;div&gt; 한국 조기 유학생으로 왔다가 미쿡에서 대학을 다닐 것 같은 애가 유스호스텔 체크인 데스크에서 일하는 히피 같은 남자애랑 실갱이를 하고 있다. 이 여자애는 이 남자애가 가끔씩 마약을 한다는 걸 한심하게 여기고 있었고, 이 남자애는 인생의 그리 큰 낙을 왜 포기하냐며 반론한다. 나중에 아이를 낳아서도 그렇게 할 것이며 아이가 마약하면 좋겠냐고 반론한다. 이렇게 &#039;아이&#039;를 생뚱맞게 끌고와서 이상하게 이야기하는 애들은 도대체 &#039;디스커숀&#039;을 어디서 배웠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역시나 이 남자애는 &#039;난 아이 안 낳을 건데?&#039;라고 받아친다. 그 여자애가 궁지에 몰렸다. 비굴해진다. &#039;그래도 만에 하나 한다면?&#039; 이제 말도 안되는 생떼를 쓴다. &#039;내가 인생을 잘못 산 것 같아. 반성하게끔 도와준 너에게 진심으로 고마워&#039;라는 말을 저 아이는 듣고 싶은가보다. 저 여자아이의 가훈이 &#039;남에게 교훈을 이끌어 내는 삶을 살자&#039;일까. 여튼 남자애는 &#039;그럼 13살이 되면 알려주지 뭐&#039;라고 한다. 이 여자아이는 기겁을 하며 &#039;꼴 좋다&#039;고 말한다. 더이상은 내가 창피해서 못보겠고, 그냥 그 남자애한테 &quot;수건 좀 줘&quot;라고 해서 대화를 끝냈다.&lt;/div&gt;&lt;div&gt; &lt;/div&gt;&lt;div&gt; 거의 30시간만에 누워봐서였을까. 침대가 그렇게 훌륭하게 느껴졌다. 미제라서 그런 건 분명 아닐 거다. 하지만 한국 시간은 한 낮이어서 그런지 몸이 무척 피곤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을 한참 붙였다 떼어도 1시간밖에 안 지나있다. 그러길 수차례. 아침 6시 40분. 머리를 다섯번 감아내어 겨우 떡기를 좀 벗어냈고, 아침식사라는 말에 홀려 1층 주방으로 내려왔다.&lt;/div&gt;&lt;div&gt; 베이글과 시리얼. 그리고 맛없는 사과와 커피.&lt;/div&gt;&lt;div&gt; 갑자기 웃음이 났다. &quot;인생도 퍽퍽한데 입도 퍽퍽하기 싫어서 아침으로 베이글 안먹어요&quot;라고 말한지 한달이 채 안되었는데, 여기서도 그 퍽퍽한 베이글은 아침으로 또 만났다. 퍽퍽하지 않기 위해 온 여행에서 만난 첫 아침식사가 베이글이라니.&lt;/div&gt;&lt;div&gt; &lt;/div&gt;&lt;div&gt;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다. 공항 가는 아들에게 설화수 자음생 크림 20만원짜리 공항에서 사면 17만원에 살 수 있다고 말해 준 엄마가, 식빵과 시리얼에 줄행랑을 쳤던 엄마가. 15만원에 샀다고 하자 엄마는 너무나 행복해했다. 참고로 샘플도 받았다.&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 2008년 12월 26일 보스턴 H.I Boston downtown 유스호스텔.&lt;/div&gt;&lt;div&gt; 아침. 8시 30분.&lt;/div&gt;&lt;div&gt; &lt;/div&gt;&lt;div&gt; &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lt;div&gt;&lt;br&gt;&lt;/div&gt;</description>
			<category>만보계와 만보객 2008</category>
			<author>(Q-Ho)</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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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26 Dec 2008 22:27:4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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