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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1 벌써, 아직 그리고 여전히 by Q-Ho

벌써, 아직 그리고 여전히

이곳에 와서 꽤 많이 들은 말이 있다면 "벌써"이다.
도착하기 전에 집을 계약한 것도,
수도사무소에 전화해서 수도요금청구서를 미리 내이름으로 해둔 것도,
전기도 역시 내이름으로 다 바꾼 것도,
자동차를 미리 사둔 것도
믿을만함 보험 에이전트를 찾아둔 것도,
수업에 들어가 첫 시간부터 나부랑 대기 시작한 것도,
다른 학과에 있는 특강 찾아서 다니는 것도,
영화관 찾아내서 혼자 영화보러 간 것도...
모두다 '벌써'이다.

그러나 '아직' 하지 못한 일들도 태산이다.
3주전에 주문한 침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아직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고,
책장을 사지 못해서 책들은 아직 방에 널부러져 있다.
소파와 TV도 아직 사지 못해
거실은 황량하기 그지 없고
서울에서 가져온 짐을 아직 다 풀지도 못하였다.
그리고 서울에서 붙인 짐 2박스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추수 감사절이나 되어야 집 꼴이 사람 사는 집 꼴이 될까.

화상 채팅으로 집 구경을 하신 아버지 말씀따나,
이 집은 게으른 자들이 살기 좋은 구조이다.
식기 세척기와 건조기만으로도 게으를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이건 '여전히'이다.





Posted by Q-Ho

2009/09/21 11:24 2009/09/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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